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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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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을 선택한 이유

읽고자 했으나 지금까지 미뤄왔던 책 중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 은 인간의 탐욕이 정치에 어떻게 드러나고, 그것이 어떻게 사회에 퍼져나가는지 우화로 풀어낸 소설이다.

필자는 인간의 잠재력은 높게 평가하나, 그 원동력인 [욕망] 은 어느 수준을 넘으면 이를 뒤로 잡아당기는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어가는 파괴적인 힘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좋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을 지녔기에 사회는 욕망을 바탕으로 발전한다고 필자는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추론의 단계는 오직 필자가 생각으로만 해본 가상의 사회였으며, 이 과정에서 필자의 누락된 생각이나 예외 사항을 반론해주거나 검증해줄만 한 소스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 필자는 꾸준하게 가지고 있던 의문을 해결하기 좋은 계기라 생각하여 필자가 알고 있는 책 중 비슷한 범주 내에 있는 소설인 동물 농장을 골라 읽어보게 되었다.

반란의 장을 읽으며

필자는 동물 농장의 극초반 부분을 읽으며 이 책이 묘사하는 배경 [동물 농장] 이 처음 설립될 때의 감각을 잊을 수 없다. 1900년대 초중반의 파시즘과 전체주의, 그리고 2020년도부터 시작되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가 너무나도 명료하게 겹쳐보였기 때문이다.

소설의 중반부가 되어서야 작가 조지 오웰의 비유하고자 하는 대상이 소비에트 연방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필자는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물 농장] 이 세계 2차 대전 당시 추축국을 비유하는 줄로 알았다. 반란이 시작되고 나서의 전체주의적 사상과 수상은 항상 옳다는 맹목적 믿음, 그 믿음이 깨지지 않도록 계속되는 선동과 세뇌, 그리고 국가의 구성원 모두가 지도자의 목표를 위해 동원되는 것 등, 매우 닮은 구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층이 타락하고 소위 말하는 [하급 계층] 과 분리되며 그들에게 적용되는 시스템 위에 군림하고 있는 지도층에 대한 묘사는 입달린 사람이라면 모두 이 비유는 몰락 직전 소비에트 연방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것을 약간 다른 시각으로 보았다. 이 비유는 소비에트 연방 뿐만이 아니라 [잘못된 이념] 이 정치에 녹아들면 어떻게 되는지 묘사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며 읽어나갔다.

장악의 장을 읽으며

소설 동물 농장에서 돼지들이 [동물 농장] 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이 추축국 중 가장 유명한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 (이하 나치) 이 독일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과 매우 비슷했다. 아돌프 히틀러는 아리아인의 땅을 넓히고자 [레벤스라움] 정책을 시행했고, 필연적으로 따르는 전쟁과 수많은 공사에 끝없는 인원을 동원했다 (소설에서의 나폴레옹,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 뿐만 아니라 몇가지의 인종을 주 적으로 돌림으로서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고 합법화 함으로서 끝없는 분노를 자극해 수장 본인의 영토 확장 욕구를 채우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았다 (소설에서의 스노볼, 나치의 유대인).

그리고 이를 독일 국민에게 퍼뜨려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언변이 뛰어난 연설가를 두어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막았다 (소설에서의 스퀼러, 나치의 괴벨스). 또한 만약 이에 반대하는 이가 있다면 이를 잡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특별 군대 (소설에서의 개, 나치의 SS 경찰) 와 여론이 일어나는 것을 제어하고 방해하는 기관 (소설에서의 양떼, 나치의 히틀러유겐트) 을 준비하여 일반 국민들이 이에 반항하거나 다른 생각을 품지 못하도록 하였다.

필자는 소설 동물 농장에서 나폴레옹이 [동물 농장] 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을 읽으며 여론 조작은 장악에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국가에서 정치권에 큰 일이 벌어질때는 항상 여론 조작이 발생했고,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타락의 장을 읽으며

소설에서의 돼지, 즉 지도층은 결국 타락해버렸다. 자신들이 가진 문제를 남탓으로 돌리고, 문제가 생기면 덤태기와 프레임을 씌워 사형이나 추방을 시켰다. 쓸모를 다한 구성원은 도살장으로 넘겨 뒷돈을 받은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점부터 작가 조지 오웰의 비유가 나치보다 소비에트 연방에 가깝다는 점이 드러난다.

소비에트 연방은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지나칠 정도의 내부 부패가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건재하다고 선전했고, 사고는 항상 은폐되었다. 뒷돈과 서류조작 또한 난무했다고 알려져있다. 그러나 나치 독일은 그에 비해 부패가 적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자신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전, 안정적인 위치에 도달하기 전에 패망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 나치 독일이 더이상의 확장을 멈추고 내부를 다졌다면, 매우 빠른 속도로 부패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100년만에 반복되는 현상

2025년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파시즘에 가까운 선동이 난무한다. 때문에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화는 더욱 더 심해지고 있고,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것을 알면 서로를 적대시 인식하는 단계까지 와버렸다. 필자가 태어나기 전에 있던 정치 토론에서는 ‘어째서 당신이 틀렸고 나는 옳았나’ 혹은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은 이것 보다는 이것이 낫다’ 와 같이 격식이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지금 보는 토론은 ‘아무튼 당신은 틀렸고 나는 무조건 옳다’ 라거나, ‘나는 선이고 당신은 악이다’ 와 같이 칼같이 이분법적이고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토론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어버렸다.

소설 동물 농장에서는 양떼들이 외치는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와 같은 구호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소설의 초반에서 두 발이 악한 이유는 두 손이 온갖 나쁜 일을 저지르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든다. 하지만 양떼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를 외워버린다. 그렇기에 처음 들었던 근거인 ‘두 손이 나쁜 일을 저지르므로 두 발은 나쁘다’ 를 정면으로 반발하는 ‘네 발은 좋고 적으면 더 좋다’ 라는 구호로 변질되어 버린다. 이는 마치 법률에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과 같은 법이 악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비밀에 부쳐야 할 사실 (예: 성폭행 피해) 을 동의 없이 공개해버리는 경우를 막고자 만들어진 법을, 단지 자신의 치부를 들춰 기분이 나쁘다고 고소하는 용도로 쓰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을 악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 소설에서의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의 목적은 동물에게 있어 인간의 부패와 타락을 일삼는 손을 배척하기 위함이였다. 그러나 이 의미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변질되어 돼지들이 두 다리로 걷게 하는데 오히려 도움을 주었다.

정치적 양극화, 변질된 본질에 더불어, 혐오와 적대, 갈등과 불안의 조장 또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정치와 언론은 맥락을 제외하거나 짜깁기 한 통계 데이터를 근거로 들며 반대편을 몹쓸 사람이나 악마로 만들어버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귀를 닫아버리게 한다. 사람들이 귀를 닫으면 닫을수록 기득권은 사람들을 제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마치며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이후, 인류는 몇몇 국지전을 제외하면 최대로 평화로운 시대를 보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지 100년이 조금 넘은 지금, 전세계적 국가간 이해관계 충돌, 마찰, 갈등은 계속해서 부풀어졌다.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지금, 필자의 생각에는 소설 동물 농장이 과거를 동물에 빗대어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거울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때는 항상 전조 증상이 있다. 그리고 그 전조 증상에는 항상 패턴이 있다. 정치에서도, 경제에서도, 사람 사이에서도. 소설 [재벌집 막내아들] 에서 주인공의 할아버지 진양철은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도준아, 이 할애비가 하는 말을 지금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나중에 필요할때 기억해 낼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 작가 조지 오웰 또한 독자들에게 이런 말을 건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당장 이 내용을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득권의 누군가가 의심될 때, 누군가가 지나치게 갈등을 조장하는 것 같을 때, 마치 소설에 나오는 돼지와도 같은 행동을 보일 때 우리는 경각심을 가지고 살피며 나에게 그리고 공동체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025.10.10: 오탈자 수정 (대젠 →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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